우리말좋은말
유도리와 다대기
Ι 우리말 속에 숨은 일본말 ‘유도리’와 ‘다대기’
업무를 하다보면 융통성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대개의 규정은 '할 수 있다'의 관점보다는 '할 수 없다'의 관점에서 제정되었기 때문에 그 적용의 모호함에 직면할 때면 가급적 허용되는 해석의 범위를 좁게 보려는 경향이 강합니다.(그래야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누적된 업무의 태도와 경향들이 가끔 화가 나게 만들 때가 있습니다.
권한을 가진 이들의 한 마디에 일이 되거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흔히 "그 사람은 유도리가 없어." 라는 표현을 씁니다.
누구도 '유도리'가 무슨 뜻인지 말해 준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지만 '유도리'가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겁니다. 하지만 '유도리'가 일본어의 잔재라는 사실을 알고도 그 표현을 쓰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유도리'는 '공간, 시간, 정신의 여유'를 뜻하는 일본말 '유토리(ゆとり)'가 변형된 단어입니다.
TV의 드라마에서, 인터넷 기사에서 우리는 '유도리'를 쉽게 접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나오지도 않는 말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우리말로 알고 쓰는 것이죠.
'유도리'를 대체할 수 있는 좋은 단어가 우리말에도 있습니다. '여유 또는 융통'입니다.
"그 사람은 유도리가 없어." 보다 "그 사람은 융통성이 없어."라고 표현해도 그 뜻의 전달은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단지 습관일 뿐이죠.
이와 비슷한 말로 '다대기'가 있습니다.
설렁탕, 곰탕, 순댓국에 빠져서는 안 되는 '다대기'. '끓는 간장이나 소금물에 마늘, 생강 따위를 다져 넣고 고춧가루를 뿌려 끓인 다음, 기름을 쳐서 볶은 양념. 얼큰한 맛을 내는 데 씀'이라고 풀이되는 이 '다대기' 역시 일본말입니다.
'두드림, 다짐'이라는 뜻의 일본어 '타타키(たたき)'에서 온 말이 '다대기'입니다.
"거기 다대기 좀 줄래?" 보다 "거기 (다진) 양념 좀 줄래?"는 어떨까요?
전혀 어색하지 않죠?
Ι 오늘의 핵심!
1. '유도리'는 '공간, 시간, 정신의 여유'를 뜻하는 일본말 '유토리(ゆとり)'
2. '다대기'는 '두드림, 다짐'을 뜻하는 일본말 '타타키(たたき)'
3. '유도리'는 '여유, 융통'으로, '다대기'는 '(다진) 양념'이라는 우리말로 사용하세요.
오늘도 도움이 되셨죠? 우리말에 숨어 있는 일본말을 사용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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