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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은말

[맞춤법] 칠흑 과 칠흙

by 무지개88 (Rainbow88) 2020.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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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은말

 

 

 

칠흑과 칠흙 구별하기

 #칠흑과 칠흙

어릴 적 학교에서 찰흙을 가지고 만들기 수업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찰흙 대신 클레이 점토를 사용하죠?ㅎ 그래도 처음 ‘칠흑’이라는 단어를 듣게 되었을 때 ‘찰흙’을 떠올리며 ‘칠흙’이라고 쓰기도 했습니다. ‘흙’이 가지고 있는 어두운 이미지에 더해서 그 표현이 옳은 표현인 줄 알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 ‘칠흙’이 아니라 ‘칠흑’이라는 사실을 알고 어찌나 부끄럽던지... 섣부른 지식을 가지고 아는 체했던 그때를 생각하면, 가끔씩 자다가도 이불속으로 숨곤 합니다.

 

“칠흑 같은 야음을 틈타 도주를 시도했다.”

 

여기서 ‘칠흑(漆黑)’이란 옻칠처럼 검고 광택이 있음. 또는 그런 빛깔을 뜻합니다.

말 그대로 옻(漆) 나무의 진(소나무 진을 송진이라고 하죠)에 착색제나 건조제를 넣어서 만든 도료를 바른 것처럼 ‘검다’라는 것이죠. 이만하면 ‘칠흑’이 ‘칠흙’이어선 안된다는 것을 다 아셨죠?

 

좋습니다.ㅎ 보너스로 한 가지를 더 알아보겠습니다.

 

‘칠흑 같은 야음을 틈타 도주하는 것’을 ‘야밤도주’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야반도주’라고 해야 할까요?

 

‘야밤’이 밤이라는 뜻의 야(夜)라는 한자어와 우리말 ‘밤’이 합쳐진 것이니까 ‘야반’보다는 ‘야밤’이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실수하시는 겁니다.ㅎ

‘야밤(夜밤)’은 같은 뜻의 한자어와 우리말이 중복으로 쓰여 어법상 맞지는 않지만 이미 그 형태가 굳어져 ‘깊은 밤’이라는 뜻을 나타냅니다.

‘야반(夜半)’은 그 한자어의 뜻 그대로 ‘밤의 반’, ‘밤의 중간’, ‘밤중’을 의미합니다. 도주를 하는 경우 초저녁(初夜)에 움직이게 되면 당연히 남들이 알아채겠죠. 그래서 ‘밤중’에 도주를 한다는 의미로 ‘야반도주’가 맞는 표현입니다.

다른 표현으로는 ‘야간 도주’를 써도 무방합니다만 ‘야밤도주’는 아닙니다.

10년, 20년 후에 많은 사람들이 ‘야밤도주’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쓴다면 사정은 달라지겠지만, 지금은 ‘야반도주’를 쓰는 것으로 하시죠.^^

 

오늘도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다행입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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