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좋은말

[맞춤법] 정중하게 삼가합니다.

무지개88 (Rainbow88) 2020. 9. 2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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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은말

 

 

 

잘 못 사용하고 있는 단어

삼가다와 삼가하다 구별하기

 

#잘 못 사용하고 있는 단어 '삼가하다.'

‘실내에서는 흡연을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문장에서 이상한 부분을 눈치 채신 분이라면 지금 제 글을 대충 읽으셔도 됩니다.ㅎ 오늘은 흔히 잘 못 사용하고 있는 단어 중 어법상 틀리다는 것도 알고, 바른말도 알고 있지만, 왠지 눈치가 보여 잘 쓰지 않는 말을 알아보겠습니다.

 

앞에서 알쏭달쏭한 말이 저에게는 ‘삼가다’라는 표현입니다.ㅎ

 

"지나친 간섭은 삼가 주세요."(내 인생 대신 살아줄 용기가 없으시다면요.)

"제 옆에 있을 때는 흡연을 삼가 주세요." (전 오래 살고 싶거든요.)

 

글로는 쓸 수 있겠는데, 자연스럽게 구어체(입말)로 표현하고자 하면 올바른 표현이라고 해도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고 불편한 감정은 저만 느끼는 것일까요?ㅎ

 

표준국어대사전에 ‘삼가다’ 뜻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말이나 행동을 조심해서 하다 ② 어떤 것을 피하거나 양이나 횟수를 적게 하다.

 

품사를 보면 '삼가다'는 동사라는 것이죠. 영어에서도 그렇고 아마도 모든 언어 중 동사에 동사를 붙이면 어법상 맞지가 않습니다.(혹시나 그렇지 않은 표현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ㅎ) 

이 글의 첫 문장처럼 ‘~을 피하거나 하지 말라’는 의미의 표현을 쓸 때는 동사 ‘삼가다’의 활용형 ‘삼가-’를 써야 하지만, 명사나 일부 부사 뒤에 접미사 ‘하다’를 붙여 동사를 만드는 경우처럼 이미 동사인 ‘삼가다’에 다시 ‘-하다’를 붙여서,

‘삼가하-’의 활용형을 쓰는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삼가해 주십시오’라고 쓰인 표지판이나 플래카드가 제 주변에서 사라지지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문구를 보신 많은 분들이 ‘설마 공공기관에서 잘못된 표현을 쓰지는 않겠지?’ 생각하며 ‘삼가하다’를 확대, 재생산(?)하고, 지나가는 제가 감히 ‘그건 틀린 말이죠.’라고 용기 내서 입 밖으로 내지 못하니, 아직도 ‘삼가하다’와 어색하고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ㅎ

 

이 글을 읽는 분들을 통해서 ‘삼가하다’를 몰아내고 ‘삼가다’가 제대로 자리 잡는 그 날을 기다려 보겠습니다.

여러분들도 동참하실 거죠? 우리말 참 재미있죠? 다행입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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