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좋은말

[맞춤법] 무릎 과 무릅

무지개88 (Rainbow88) 2020. 7. 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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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은말 맞춤법

 

무릅쓰다 vs 무릎 쓰다

 

우리 주변에는 평소 주목받지는 않지만 영웅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분들이 많습니다. 소방관 역시 그러한 분들 중 하나입니다. 제 대학후배가 소방관으로 임용이 된 지 6개월이 되지 않아서 큰 사고가 났습니다. 소방서에 출근한 날보다 병원에 입원한 일수가 더 길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는데도, 그 친구는 소방관으로서 사는 것이 그렇게 보람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살아가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는 일은 없습니다. 그 위협의 정도와 빈도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죠. 하지만 ‘내 생명이 여기서 끝일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위험 속에 뛰어드는 것은 아무나 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그 일을 해냈다.’

 

이 비장함이 느껴지는 문장에 ‘무릅’이 아니라 ‘무릎’이 쓰인다면 어떨까요?

 

‘생명의 위협을 무릎 쓰고 그 일을 해냈다.’

진한 감동과 여운이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지지 않을까요?

 

설마 ‘무릅쓰다’를 ‘무릎 쓰다’로 쓰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있더라고요.

 

‘무릅쓰다’는

① 힘들고 어려운 일을 참고 견디다 ② 뒤집어서 머리에 덮어쓰다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체의 한 부위로, 넓적다리와 정강이의 사이에 있는 관절의 앞부분을 이르는 말, ‘무릎’과는 그 태생(?)부터가 다릅니다.

 

‘무릅쓰다’는 ‘덮어쓰거나 입다’라는 뜻의 옛말 ‘무롭다’에서 ‘무롭스다’를 거쳐 지금과 같은 ‘무릅쓰다’가 되었습니다. 애초부터 띄어 쓸 수 없는 동사 ‘무롭다’에서 비롯했기 때문에‘무릅쓰다’는 붙여서 한 단어로 쓰이지만, ‘무릎 쓰다’는 ‘무릎’+‘쓰다’의 결합 형태이기 때문에 ‘무릎 쓰다’로 띄어 써야 합니다.

 

‘무릅쓰다’와 ‘무릎 쓰다’가 헷갈릴 때는 이렇게 생각하세요.

머리에 무언가를 이고 있을 때는 그것을 참고 견뎌야 합니다. 그 때 가장 아픈 곳은 ‘무릎’이 아니라 ‘머리’입니다. 그래서 ‘무릎’은 아니다. 이렇게요.

 

간단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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