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좋은말 맞춤법
미묘한 어감에 주목해야 해.
박살을 내고 새롭게 올리는 것은 경신, 아니면 갱신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일을 처리하다가 생각해 보니 '경신'과 '갱신'의 차이가 뭘까 궁금해졌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주로 쓰는 문맥 안에서 '경신'과 '갱신'을 올바르게 쓴다고 자신하고 있다가 막상 그 둘의 차이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나 생각해 보니 그 둘의 차이를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경신’과 ‘갱신’은 둘 다 ‘更新’이라는 한자를 씁니다. ‘更’을 '다시 갱'과 '고칠 경' 두 가지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인데, 같은 한자를 쓰지만 문맥과 상황에 따라 이렇게 발음이 다른 낱말이 종종 있습니다.
'경신(更新)하다'는 ① 이미 있던 것을 고쳐 새롭게 한다는 의미와 ② 기록경기 따위에서, 종전의 기록을 깨뜨리다 ③
어떤 분야의 종전 최고치나 최저치를 깨뜨리다 등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① 또 한 가지는 일로부터 생활을 경신하여 가지고 나가시는 기념으로 드리는 것이오.≪염상섭, 해방의 아들≫
② 세계 기록을 경신하다.
③ 국제 수지 적자가 연일 사상 최대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종합 주가 지수가 이미 최저치를 경신하였다.
반면, '갱신(更新)하다'는 '경신하다'와 같이 ① 이미 있던 것을 고쳐 새롭게 한다는 의미 ② 『법률"법률관계의 존속 기간이 끝났을 때 그 기간을 연장하다 ③ 『컴퓨터"기존의 내용을 변동된 사실에 따라 변경ㆍ추가ㆍ삭제하다 등의 의미가 있습니다.
① 생활 기록부 내용을 갱신하다 / 교장 자격증을 따려면 우선, 조금 요원한 이야기지만, 그의 이급 정교사 자격증을 일급으로 갱신해 놓아야 했다.≪서정인, 벌판≫
② 계약을 갱신하다.
그렇다면 ‘경신’과 ‘갱신’은 어떻게 구별해야 할까요?
미묘한 어감을 어떻게 이해하느냐가 관건인데요. '경신'이 'break'의 과정을 거쳐 새롭게 하는 것이라면, '갱신'은 'renewal의 과정을 거쳐 새롭게 하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제가 이 두 어감을 구별할 때 쓰고 있는 구체적인 예로 낡은 건물을 허물고 그 위에 새로운 건물을 다시 올리는 것은 '경신', 낡은 건물의 뼈대를 활용해 새로운 건물을 올리는 것은 '갱신'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분이 헷갈릴 때는 ‘경신’이나 ‘갱신’ 대신 ‘고침’이나 ‘다시 고침’ 등의 순화어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국립국어원은 권장하고 있습니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우리말 좋은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맞춤법] 이해 와 양해 차이 (0) | 2021.01.01 |
---|---|
[맞춤법] 덕분과 때문 구별 (0) | 2020.12.31 |
[맞춤법] 주마등 의미 (1) | 2020.12.29 |
[맞춤법] 천정과 천장 차이 (0) | 2020.12.28 |
[맞춤법] 스러지다와 쓰러지다 차이 (0) | 2020.12.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