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좋은말
'늑장' vs '늦장’
포항 지진 늑장 경보 / 재난발생하고 30분 지나서야 늦장 재난방송
늑장(?), 늦장(?). 문맥으로 짐작해 보면 두 단어는 ‘꾸물대다’라는 공통된 뜻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표현이 맞는 표현일까요? 과거에(이런 말을 쓰면 제가 아주 옛날 사람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전 힙합을 아주 좋아하는 세대입니다.^^) 선생님 한 분은 ‘늑장’이 맞다고 알려주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 ‘늑장’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어느 날, ‘늑장’도 맞고, ‘늦장’도 맞다는 얘기를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마치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처럼) 다시 말해 복수표준어로 인정이 되어서 두 단어를 쓸 때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였죠.
고마웠습니다. 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데, 감퇴되어가는 기억력을 배려해 준 것 같은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한편으로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도대체 늑장의 정체가 뭐지?’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1. 늑장
: 느릿느릿 꾸물거리는 태도.
예) 늑장 대처/늑장 보도/늑장을 부리다/늑장을 피울 시간이 없다./해가 중천에 올랐는데도 집합령이 내리지 않았다. 새벽처럼 다그치며 행군을 해야 할 텐데도 늑장을 부리고 있었다.≪유현종, 들불≫
2. 늦장 = 늑장
예) 늦장을 부리다/날씨가 더워 중간 중간 쉬고, 길섶의 산딸기 숲도 헤치고 하느라 늦장을 부린 탓도 있지만 장터거리에서 주봉(主峯) 꼭대기까지 한 시간 걸린다는 것은….≪이문열, 황제를 위하여≫
제가 찾아 본 ‘늑장’과 ‘늦장’의 정체는 이랬습니다. 그 녀석이 그 녀석이었습니다.
늑장. 그것은 늦장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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