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좋은말 맞춤법
알고 보면 어려울 게 없는 우리말
불현듯, 부리나케, 부랴부랴
‘얘기를 하다 말고 불현듯 메모지를 꺼내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불현듯이 옛 친구 생각이 나서 앨범의 사진을 꺼내 보았다’
위의 문장에서 보듯이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갑자기 일어나거나 어떤 행동을 갑작스럽게 할 때 ‘불현듯’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러나 어떤 분들은 ‘불현듯’을 ‘불연듯’으로 쓰기도 합니다.
아마도 ‘불연듯’을 한자어로 여기고 ‘자연스럽지 않다’라는 의미를 부여해 착각하고 계신 것이 아닐까 짐작하는데, ‘불현듯’은 19세기부터 나타나는 순 우리말입니다.
‘불현듯’은 ‘불을 켠 듯’의 뜻입니다.
‘불(火)’이라는 단어에 ‘켜다’의 옛말인 ‘혀다’에 파생어 ‘현’이 결합되어 ‘불켠 듯’이 되고 이것이 다시 ‘불현듯’으로 변형되었습니다.
어두운 방 안에서 불을 켰을 때 한순간에 밝아지는 것과 같이 ‘갑자기’, ‘느닷없이’ 등과 같은 비유적인 의미가 후에 생겨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말에는 ‘불현듯’이라는 표현 외에도 불(火)과 관련된 다양한 표현들이 있습니다.
‘일을 매우 급히 서두르는 모양’을 나타내는 부사 ‘부랴부랴’의 초기 형태는 ‘불야불야’였습니다.
불이 났을 때 알리기 위해 소리치던 ‘불이야 불이야’에서 불이 났을 때 다급하게 서두르는 모양을 뜻하는 의미로 변화하면서 그 형태도 ‘불야불야’를 거쳐 ‘부랴부랴’로 변화되었습니다.
‘서둘러서 아주 급하게’의 뜻을 지닌 부사 ‘부리나케’도 그 어원은 ‘불이나게’입니다.
‘어떤 형세가 빠르고 성하다’의 의미를 갖는 관용구로 ‘불이 일 듯하다’라는 말이 있는데, ‘불이나게’도 이와 유사하게 ‘서둘러서 아주 급하게, 아주 빨리’의 의미를 가지고 쓰이다가 일종의 강조의 의미를 띠도록 발음하면서 ‘불이나케’로, 그리고 후에 소리 나는 대로 ‘부리나케’로 굳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불현듯’과 ‘불연듯’이 헷갈릴 때는 ‘불현듯’이 ‘불켠듯’에서 변형되었다는 사실만 기억해 내시면 됩니다. ‘현’과 ‘켠’. 그럴싸하죠. ^^
1. ‘불현듯’은 ‘불을 켠 듯’의 뜻
2. 어두운 방 안에서 불을 켰을 때 한순간에 밝아지는 것과 같이 ‘갑자기’, ‘느닷없이’ 등과 같은 비유적인 의미가 후에 생겨난 것
3. ‘부랴부랴’는 불이 났을 때 알리기 위해 소리치던 ‘불이야 불이야’에서 ‘불야불야’를 거쳐 ‘부랴부랴’로 변화한 것
4. ‘부리나케’도 그 어원은 ‘불이 나게’. 후에 강조의 의미를 띠도록 발음하면서 ‘불이나케’로, 그리고 후에 소리 나는 대로 ‘부리나케’로 굳어진 것
도움이 되셨나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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