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좋은말 맞춤법
찰나가 맞아? 찰라가 맞아?
전 사진 찍는 것을 즐겨 합니다. 사진에는 시간을 가두어 놓는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물론 가두어 놓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메모와 같이 ‘기억해야 할 특정한 무엇’을 적어둔다는 느낌과
무심코 지나치는 찰나의 순간이 새로운 감성으로 만들어진다는 희열이 사진찍기의 매력입니다.
눈 한 번 깜작하는 사이를 순(瞬-눈 깜작하다)이라 하고, 숨 한 번 쉬는 사이를 식(息-숨 쉬다)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눈 한번 깜작하고, 숨 한번 쉬는 시간을 ‘순식간’이라고 합니다.
이보다 더 짧은 시간이 ‘찰나(刹那)’입니다.
불교경전 〈대비대사론〉에는 찰나에 대해 ‘가는 명주 한 올을 젊은 사람 둘이서 양쪽 끝을 당기고 칼로 명주실을 끊었을 때, 명주실이 끊어지는 시간이 64 찰나였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은 적어도 120 찰나라고 하니, 우리가 인지할 수 없는 ‘찰나(刹那)’영역을 포착하는 사진은 예술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사진 예찬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자꾸 말이 길어지게 되네요. ^^
오늘은 ‘찰나’와 ‘찰라’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찰라]라고 발음하는 ‘찰나(刹那)’ 는
① 어떤 일이나 사물 현상이 일어나는 바로 그때.
예) 그녀가 물속으로 뛰어들려던 찰나에 그가 나타나 그녀를 말렸다 / 문을 열고 나서려는 찰나 총성이 요란하게 주위를 뒤흔들었다.≪오상원, 모반≫
우리말에는 표기와 발음이 일치하지 않는 단어들이 많은데,
[실랑]이라고 발음되는 ‘신랑’, [불라방]이라고 발음되는 ‘불나방’과 함께 [찰라]라고 발음되는 ‘찰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기사 검색을 해보면 ‘찰나’를 발음대로 '찰라'라고 표기하는 오류가 끊이지 않습니다.
세월이 흘러 ‘찰라’가 ‘찰나’와 함께 복수 표준어로 등재되기까지는 ‘찰나’ 를 써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그렇다면......^^]
1. ‘눈이 살짝 감겼다 뜨이는 모양’을 뜻하는 말로 ‘깜짝’과 ‘깜작’을 모두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놀라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은 ‘깜짝’이 표준어입니다.
2. 맥락상 '1회'의 의미를 분명히 나타내고자 하는 경우라면 '한 번'으로 띄어 써야 합니다. (기억하시죠?) 하지만 '1회'의 의미를 나타낸다기보다 '일단' 정도의 의미를 나타낼 때는 '일단 한 차례'의 의미인 '한번'의 쓰임으로 보아 '한번'으로 붙여 씁니다.
오늘도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다행입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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