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좋은말 맞춤법
건대생은 아니지만 '건대' 는 안다.
이 광고를 기억하시면 요즘 세대는 아닙니다.^^
이병헌 씨가 출연했던 모 광고에서 이렇게 얘기했죠.
“단언컨대, 메탈은 가장 완벽한 물질입니다.”
메탈이 가장 완벽한 물질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광고 이후로 ‘단언컨대’라는 표현이 유행어가 되었다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유행어가 되었다고 해서 올바른 맞춤법까지 유행하지는 못했는지 ‘단언컨데’, ‘단언컨대’, ‘단언건데’, ‘단언건대’ 중 어떤 것이 맞는 말이냐는 질문이 인터넷상에서 인기있는 질문이었습니다.
정답부터 알려드리면 우리말에 ‘컨데’, ‘건데’라는 ‘연결어미’는 없습니다. 그래서 ‘단언컨데’와 ‘단언건데’는 옳은 표현에서 제외됩니다. 그럼 '단언컨대'와 '단언건대'가 남게 되는데, 여기서부터는 조금 자세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건대’는 일부 동사의 어간 뒤에 붙어 뒤 절의 내용이 화자가 보거나 듣거나 바라거나 생각하는 따위의 내용임을 미리 밝히는 연결어미입니다.
‘단언'과 '-하다' 그리고 여기에 연결어미 '건대'가 결합해 '단언하건대'가 옳은 표현이지만, 이것을 줄여 '단언컨대'로 바꾸어 쓸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생각하건대’를 줄이면 ‘생각건대’로 쓰는 것이 맞는데, 왜 ‘단언하건대’는 ‘단언컨대’가 된 것일까? 이 물음의 정답은 한글 맞춤법 규정에 있습니다.
한글맞춤법에는 ‘-하다’가 결합하는 말 중 앞말의 받침이 ‘ㄱ, ㅂ, ㅅ’이면 ‘하’를 통째로 줄여 쓰고, 그 외의 경우는 ‘ㅏ’만 줄고 ‘ㅎ’이 남아 뒷말이 거센소리가 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규정에 따라 ‘단언하건대’는 ‘단언컨대’가 됩니다.
이해하기 어렵죠? 이걸 다시 풀어서 이야기하면
‘-하다’ 앞말의 받침이 ‘ㄱ, ㅂ, ㅅ’(이 녀석들을 무성자음이라고 합니다)에 해당하면 ‘하’가 통째로 줄어들고, ‘유성음’(모음, ㄴ, ㄹ, ㅁ, ㅇ)뒤에선 ‘하’에서 ‘ㅏ’만 줄고 ‘ㅎ’은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가 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하다’ 앞말의 받침이 무성자음인 ‘생각하건대(생각하다+-건대)’는 ‘생각컨대’가 아닌 ‘생각건대’로, 유성음인 ‘단언하건대’(단언하다+-건대)는 ‘단언컨대’가 되는 겁니다.
거북하지’는 ‘거북지’, ‘익숙하지’는 ‘익숙치’가 아닌 ‘익숙지’가 되고, ‘섭섭하지’는 ‘섭섭지’, ‘깨끗하지’는 ‘깨끗지’, ‘못하지’는 ‘못지’가 된다. 왜? ‘거북, 익숙, 섭섭, 깨끗, 못’이 모두 무성자음인 ‘ㄱ,ㅂ,ㅅ’으로 끝났으니까요.
위와 같은 공식은 ‘분발하도록→분발토록’, ‘불편하게→불편케’, ‘완성하고자→완성코자’, ‘무심하지 않게→무심치 않게’와 같은 경우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어때요? 거센소리가 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구별하실 수 있겠죠?
'단언컨대'와 '단언컨데'를 얘기하다가 너무 깊숙하게 들어왔네요. 거센소리를 구분하는 방법은 모르셔도 됩니다. 오늘은 '단언컨대'와 '단언건대' 이 두 가지만 구별할 수 있으면 됩니다.
‘단언건대’ 또는 ‘단언컨대’사이에서 무엇을 써야하는지 고민이 되는 경우, 이렇게 기억하세요.
'건대'만 알면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단언)'할 수 있다.
오늘도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말 재미있죠? 다행입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든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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